[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트레이드가 무산됐었는데…”
KT 위즈의 일본 와카야마 마무리 캠프가 차려진 카미톤다 구장. 지난 12일 FA 50억원 계약으로 떠난 심우준의 보상 절차가 시작됐다. 한화 이글스로부터 25인 보호 선수 명단을 받아본 KT 이강철 감독은 깜짝 놀랐다. 외야수 장진혁의 이름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스윙 좋고, 발 빠르고, 어깨 강하고 좋더라. 사실 시즌 중에 트레이드 문의를 한화에 했었다. 그런데 그 때는 김경문 감독님께서 장진혁을 주전으로 활용하실 때라 ‘불가’ 통보를 받았다. 그런데 보호 선수 명단에서 풀리다니”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심우준 보상 선수를 뽑을 때는 이 감독의 뜻만을 관철시킬 수 없었다. 프런트, 다른 코치들의 의견을 들어 한승주를 먼저 찍었다. 하지만 장진혁에 대한 미련은 계속 남았다. 그런 가운데 심우준과 함께 한화로 이적한 FA 엄상백의 보상 선수를 또 지명해야 했고, 한화의 보호 선수 명단에는 또 장진혁이 빠져있었다. KT는 장진혁을 최종 선택했다.
만약 시즌 중 트레이드가 됐었다면 KT도 한화에 대가를 지불했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데려오고 싶던 선수를 보상 선수로 데려오니, 뭔가 이득인 느낌이다.
장진혁은 위에서 언급한대로 가진 자질이 좋다. 장타력 있고, 올시즌 99경기에서 도루 14개를 기록했을 정도로 발도 빠르다. ‘느림보 군단’ KT에 활력을 더해줄 수 있는 카드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해서는 안된다. 내년이면 32세인데, 이 때까지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면 한계점이 있을 수 있다. 강민호(삼성)의 인터뷰 등을 통해 멘탈 문제가 거론됐는데, 이런 스타일의 선수에게는 이적이 오히려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코치가 된 박경수를 포함해 박병호(삼성) 정의윤(은퇴) 등 이적 후 잠재력을 완전히 폭발시킨 사례들이 많다.
이 감독과 장진혁은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 과연 두 사람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 KT가 보상 선수로 외야 전력을 확실히 보강한 건 분명해 보인다.